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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계는 어떻게 땅의 흔들림을 기록할까?

읽는 시간 약 11분

지진이 발생하면 뉴스에서는 진앙의 위치와 지진의 규모, 발생 깊이 등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지진은 땅속에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과학자들은 직접 땅속을 들여다보지 않고 어떻게 지진이 발생한 위치와 크기를 알아낼까요?

그 중심에는 지진계(seismometer)라는 정밀 측정 장치가 있습니다. 지진계는 땅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기록하며, 여러 관측소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지진이 발생한 위치와 규모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지진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면 먼저 움직이는 땅과 상대적으로 움직임을 유지하려는 물체의 관계를 알아야 합니다.

지진계는 땅이 움직이는 것을 어떻게 감지할까?

전통적인 지진계의 기본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땅에 고정된 받침대와 스프링 등에 매달린 무거운 추를 이용합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면에 고정된 받침대가 함께 흔들립니다. 반면 매달린 추는 관성 때문에 처음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보입니다.

그 결과 받침대와 추 사이에 상대적인 움직임이 생깁니다. 지진계는 이 차이를 측정해 지반의 흔들림을 알아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자동차가 갑자기 출발하는 상황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앞으로 움직이지만 탑승자의 몸은 순간적으로 원래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뒤로 밀리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지진계 역시 이와 관련된 관성의 원리를 이용합니다.

다만 실제 지진계의 추는 완전히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프링과 감쇠 장치의 특성에 따라 움직이며, 측정된 신호를 해석할 때는 장치 자체의 응답 특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대 지진계도 종이에 선을 그릴까?

오래된 지진 관측 장치에서는 펜이나 기록 장치를 이용해 회전하는 종이에 흔들림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에 따라 기록된 지진 신호를 지진기록(seismogram)이라고 합니다.

오늘날의 지진 관측소에서는 대부분 전자식 센서와 디지털 기록 장치를 사용합니다. 센서는 지반의 미세한 움직임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고, 컴퓨터가 시간 정보와 함께 저장합니다.

관측 장비에 따라 지반의 변위, 속도, 가속도 등을 측정하거나 계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진은 수평과 수직 방향으로 복잡하게 움직이므로, 일반적인 관측소에서는 서로 다른 세 방향의 지반 운동을 측정하는 3성분 관측 장비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는 지진의 발생 시각과 위치, 규모 등을 분석하는 데 활용됩니다.

지진파에는 왜 P파와 S파가 있을까?

지진이 발생하면 암석에 저장되어 있던 에너지의 일부가 지진파 형태로 주변에 전달됩니다.

지진파는 크게 지구 내부를 통과하는 실체파와 지표 부근을 따라 이동하는 표면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실체파에는 P파와 S파가 있습니다.

P파(Primary wave)는 지진파가 진행하는 방향과 나란하게 물질이 압축되고 팽창하는 파동입니다. 일반적으로 S파보다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관측소에 먼저 도착합니다.

S파(Secondary wave)는 파동의 진행 방향과 수직인 방향으로 물질이 움직이는 파동입니다. P파보다 느리게 이동하므로 일반적으로 뒤이어 관측됩니다.

두 파동은 전달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P파는 고체와 액체를 통과할 수 있지만, S파는 액체 내부를 전파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지구 내부 구조를 연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P파와 S파의 도착 시간 차이로 거리를 계산한다

지진 관측소에서 P파가 먼저 감지되고 몇 초 뒤 S파가 도착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두 파동의 이동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한 장소에서 관측소까지의 거리가 멀수록 일반적으로 도착 시간의 차이가 커집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시간 차이와 지진파의 전파 속도 모델을 이용해 관측소에서 지진 발생 지점까지의 거리를 추정합니다.

예를 들어 P파가 도착한 시각이 오후 2시 10분 05초이고 S파가 도착한 시각이 오후 2시 10분 15초라면 두 파동의 도착 시간 차이는 10초입니다.

그러나 이 정보만으로 지진이 정확히 몇 km 떨어져 있는지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지진파의 속도는 지하 암석의 특성과 파동이 지나온 경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분석에서는 지하 속도 구조를 반영한 주시곡선이나 계산 모델을 사용합니다.

지진 관측소 한 곳으로 진앙을 찾을 수 있을까?

관측소 한 곳에서 지진까지의 거리를 알아냈다고 해도 어느 방향에서 지진이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지도를 펼쳐 관측소를 중심으로 추정 거리만큼 원을 그리면, 지진은 그 원 주변의 여러 위치 중 한 곳에서 발생했을 수 있습니다.

다른 관측소에서 얻은 거리 정보를 추가하면 가능한 위치를 좁힐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설명에서는 세 관측소에서 구한 거리로 원을 그리고, 원들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 진앙을 추정합니다.

이 방법은 지진 위치 결정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

하지만 실제 지진 관측에서는 지진이 발생한 깊이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여러 관측소에서 측정한 지진파 도착 시각을 지하 속도 모델과 비교하고, 계산 결과와 관측값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원 위치를 구합니다.

관측소가 많고 지진파 도착 시각을 정확히 측정할수록 일반적으로 위치 추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원과 진앙은 어떻게 다를까?

지진 관련 뉴스에서는 진원과 진앙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진원(hypocenter)은 지하에서 지진의 파열이 시작된 지점을 뜻합니다.

진앙(epicenter)은 진원의 바로 위에 해당하는 지표면의 지점입니다.

따라서 진원 깊이가 10km라는 말은 지진의 시작 지점이 지표 아래 약 10km에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실제 지진은 단 하나의 점에서만 모든 에너지가 방출되는 현상이 아닙니다. 특히 큰 지진은 넓은 단층면에 걸쳐 파열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진원은 그 파열이 시작된 위치를 나타내며, 지진의 전체 파열 범위와는 구분해야 합니다.

지진 규모와 진도는 왜 다를까?

지진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혼동하는 개념이 규모와 진도입니다.

규모(magnitude)는 지진 자체의 크기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지진파 기록과 단층의 물리적 특성 등을 분석해 계산합니다.

진도(intensity)는 특정 장소에서 지진으로 인해 얼마나 강한 흔들림이 나타났는지, 사람과 건물 등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를 나타냅니다.

하나의 지진에는 대표적인 규모가 있지만, 진도는 장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같은 지진이라도 진앙에서 가까운 지역과 멀리 떨어진 지역은 흔들림의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지반의 특성과 건물의 구조도 피해 정도에 영향을 줍니다.

구분규모진도
의미지진 자체의 크기특정 장소의 흔들림과 영향
기준지진파와 지진원 분석관측된 흔들림과 피해 등
장소에 따른 차이동일 지진에 대해 대표값을 산정지역마다 달라질 수 있음
대표적인 척도모멘트 규모(Mw) 등수정 메르칼리 진도 등

따라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지역에서 같은 강도의 흔들림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규모가 1 커지면 지진의 크기는 얼마나 달라질까?

지진 규모는 로그 척도를 사용합니다.

전통적인 규모 척도에서 규모가 1 증가하면 지진계에 기록되는 파동의 진폭은 기준 조건에서 약 10배 커집니다.

반면 방출 에너지의 차이는 약 31.6배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규모 6의 지진은 규모 5의 지진보다 에너지 기준으로 약 31.6배 크며, 규모 7의 지진은 규모 5의 지진보다 약 1,000배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지진의 규모를 계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며, 큰 지진에는 단층의 파열 면적과 이동량 등을 반영하는 모멘트 규모(Mw)가 널리 사용됩니다.

규모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든 지역의 피해가 같은 비율로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는 진원 깊이, 거리, 지반과 건축물의 특성 등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지진계는 자동차가 지나가는 진동도 기록할까?

지진계는 매우 민감한 장비이므로 지진이 아닌 진동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관측소 주변을 지나는 차량이나 공사 장비, 강한 바람, 파도 등은 지반에 진동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진계에 흔들림이 기록됐다는 사실만으로 지진이 발생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과학자들은 신호의 주파수 특성과 지속 시간, 여러 관측소에 기록된 파동의 도착 순서 등을 비교해 지진 신호와 다른 진동을 구별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진 관측소는 주변의 인공적인 진동과 잡음이 적은 곳에 설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지진계로 지진 발생 시각을 예측할 수 있을까?

지진계는 이미 발생한 지진의 흔들림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장치입니다.

지진 관측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진의 위치와 규모를 빠르게 계산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조기경보는 지진이 발생한 뒤 먼저 도착하는 지진파를 감지하고, 더 강한 흔들림이 다른 지역에 도착하기 전에 경고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지진 조기경보는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날짜와 장소를 맞히는 지진 예측과는 다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현재 과학기술로 특정 지진의 발생 시각과 장소,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지진계의 중요한 역할은 미래의 지진을 확정적으로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지반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관측하고 지진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지진계는 땅속을 연구하는 과학 도구다

지진계는 단순히 지진이 발생했는지 알려주는 경보 장치가 아닙니다.

관성의 원리를 이용해 작은 지반 운동을 감지하고, P파와 S파의 도착 시간 차이를 분석해 지진이 발생한 위치를 추정합니다.

또한 지진파가 지구 내부를 통과하는 방식은 지각과 맨틀, 핵의 구조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결국 지진계의 핵심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지하의 움직임을 측정 가능한 신호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밀 측정 기술 덕분에 과학자들은 지진의 위치와 규모를 분석하고, 지구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미국 지질조사국(USGS), The Science of Earthquakes
    지진계의 작동 원리와 지진파의 특성
  2. 미국 지질조사국(USGS), How Do Seismologists Locate an Earthquake?
    여러 관측소의 기록을 이용한 진원 위치 계산
  3. 미국 지질조사국(USGS), Earthquake Magnitude, Energy Release, and Shaking Intensity
    지진 규모와 방출 에너지, 진도의 차이
  4. 영국 지질조사국(BGS), How Are Earthquakes Detected?
    P파와 S파를 이용한 지진 위치 추정
  5. 미국 지질조사국(USGS), About the Seismograms
    지진기록의 해석과 주변 진동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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